오늘 할 일: 끝내주게 숨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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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에 대해 좋다고 말합니다." 내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의 소개글이다. 팟캐스트에서 진행자분들은 일상에서 좋아하는 음악가, 좋아하는 체육활동, 좋아하는 책 등등에 대해 얘기하신다.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얘기하시면서 설레하는 모습은 듣는 사람들도 기분 좋게 만들어서 자주 듣게 된다.

내가 요즘 좋아하는 것을 뽑으면 단연 배구가 1순위이다. 매일 아침마다 오늘 경기를 누구와 누가 하는지, 어디서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된 지 오래다.(그래서 월요일엔 조금 서운하다.. 월요일에는 배구가 없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7개 구단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팀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이다.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팀이고, "블로킹공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블로킹을 잘한다. 블로킹은 상대방이 힘껏 던진 스파이크를 막아서 득점하는 방식으로 수비이자 공격이다. 상대팀의 사기는 꺾고 분위기를 우리팀으로 가져올 수 있어서 배구에서 제일 재미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얘기하면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설 기회가 많지 않으며 공격력이 다소 아쉽다는 것. 그래도 이번 시즌에는 도로공사를 응원한다고 사방팔방 얘기를 하고 다녔으니 홈구장에 한번은 가봐야하지 않겠는가. 서울에서 김천은 멀긴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때 많이 좋아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기차와 숙소, 경기 티켓까지 모두 일사천리로 결제했다. 좋아하는 것은 씀씀이에서 티가 나는 것을 한번더 체감하며,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려면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카모가와 스시 김천점


평일에는 오후 7시에 경기가 시작하기 때문에, 그전에 밥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에 다녀왔다. 경기장인 김천실내체육관에서 도보로 20분정도 걸린다. 식당을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https://naver.me/FDlLCp79

 

카모가와 스시 김천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300 · 블로그리뷰 78

m.place.naver.com

특선초밥(2만원)
출처: https://youtu.be/HfjHaH67j1Q


왜냐면 박정아 선수가 인터뷰했던 곳이기 때문이다.(근처에 식당이 몇 개 없는 이유도 한 몫 함ㅋㅎ) 베스트라고 써있었던 초밥세트를 시켰는데 생선들 두껍고 맛도 괜찮았다. 맛 전문가가 아니라 이 정도의 설명으로 마치겠습니다..

 

김천실내체육관

 

김천실내체육관이 위치한 스포츠타운 입구와 지도
스포츠타운 입구 맞은 편 풍경이 예뻐서 찍었다! 설경이 절경이었음
스포츠타운 입구에서 실내체육관 가는 길

 

하이패스 배구단의 홈경기장은 김천실내체육관이다. 정말 큰마음 먹고 드디어 왔다...! 사실 밥 먹기 전에도 외관 구경을 위해 갔었는데, 해가 진 후에 불 켜진 모습이 더 멋있는 것 같다.

 

경기 시작 전 몸 푸는 즁

 

표 검사 후에 실내에 들어서면 왼쪽에 MD샵이 있다. 최근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 제한을 건 후로 구단들이 응원도구인 클래퍼(단단한 종이로 만들어져 손으로 쳐서 소리를 낼 수 있음)를 유상 판매하고 있다. 클래퍼는 꽤 튼튼해서 여러번 사용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무료로 배포하다보니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쓰레기였다. 지금이라도 유상 판매를 함으로써 클래퍼 생산에 대한 부담도, 한번 쓰고 버려지는 클래퍼도 줄어들어 다행이다. 아무튼 MD샵에서 클래퍼 두 개와 응원타올 하나 사고 나왔다. 실용충이라.. 필요할 것들만 구입했다.

 

김천실내체육관 내부
실내 체육관 좌석 배치도

 

나는 N2 구역이었는데, 응원단장이 하이패스존에 있는 것을 미리 알았으면 거기로 예매했을 것 같다. N2 구역은.. 이상하게 어르신들이 많았고ㅠ 시끄럽게 응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스포츠 경기는 응원하는 재미도 중요한데 조금 심심해서 아쉬웠다. 경기 시작 전에는 특별한 응원도구를 가져온 팬에게 좌석을 업그레이드 해준다는 이벤트를 했다. 다른 경기장에서는 본 적 없는 이벤트여서 신기했다. 내 옆자리에 앉은 팬분도 응원피켓을 슬쩍 드셨는데, 피켓에서 연세가 있으신 분의 노고가 느껴졌다. 그때 그분의 스마트워치에서 웬 경고음이 울려서 깜짝 놀랐는데, 평소보다 높은 심박수라는 경고가 뜬 것이 보였다..🤣 옆자리에 있는 나에게는 그분의 기대감이 느껴졌지만 아쉽게도 이벤트 진행자에게는 눈에 띄지 않았나보다. 다음에는 꼭 이벤트 당첨되시길 바랍니다...

 

이날 경기는 조금 이상했다. 1, 2세트 때 세트를 따냈기 때문에 셧아웃 승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3, 4세트는 기업은행한테 내줬다.

이해하기 어려운 플로우였지만, 5세트는 이기라고 열심히 응원했고 이기긴 했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나아지겠거니.. 이제 시즌 중반에 접어들었으니 남은 기간동안 더 좋은 경기 운영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바람...

✨문정원 선수의 서브👍

 

5세트 끝에 승리..!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 셔틀버스 타는 곳 (매우 중요)


구단은 멀리서 찾아오는 팬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셔틀버스가 없었다면 택시를 부르거나 근처에서 숙소를 잡았을 것 같다. 다행히 김천구미역(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숙소 근처)까지도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김천구미역뿐만 아니라 김천역과 구미, 대구까지도 운영하여 근처 지역에 살고 있다면 유용하게 이용할 것 같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4658833&memberNo=23836138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 셔틀버스 운영 안내

[BY 한국도로공사 배구단] 셔틀버스 탑승역에는 이미지에 있는 '셔틀버스 타는 곳'이라는 스티커가 부착...

m.post.naver.com


문제는 이 포스트에 "김천실내체육관 어디서 내려줄 것이며, 경기 종료 후에는 어디서 타면 된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 때문에 체육관에 도착해서 일하시는 분들한테 경기 종료 후에 셔틀버스는 어디서 타면 되는지 여쭤봤는데,
알바1: 모르겠어요
알바2: 모르겠어요
알바3: 선수들 버스 내리는 데서 타시면 돼요(← 잘못된 정보)

 


...결국 한 알바가 구단 직원에게 연락하여 주차장으로 내려가면 된다는 대답을 받아냈다. 정확히 어느 구역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이동했다..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저런 외진 곳까지 올 택시가 있을지 확신이 없어서 제발 버스가 아직 떠나지 않았길 빌었다. 하필 또 주차장이 매우 넓어서 😂 긴장하고 찾아다녔다. 셔틀버스는 5-1 구역 근처에 3대가 나란히 서있었다.. 다행히 버스 정면에 "1호도로공사" 이런 식으로 써있어서 헷갈리지는 않았다. 거기에 셔틀버스 타는 곳이라고 써있는지는 모르겠지만 10시가 다 된 늦은 밤이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음ㅠ 포스트 정보가 좀 더 상세하면 좋았겠지만 나름 신선하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다음 경기는 수원에서 있을 현대건설과의 경기이다. 현대건설은 연승을 달리는 굳건한 1위 팀이지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결과는 모르는 법이다. 기대를 하지만 하지않는 척을 하며, 다음 직관도 재밌게 다녀올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