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일: 끝내주게 숨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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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올해는 매월 적어도 두 권 이상 독서를 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종종 책을 읽기는 하지만 습관으로 들이진 못해서, 한 권을 간신히 읽거나 빌려 놓고 조금 읽다가 반납하기를 반복하곤 했다.

 

습관을 만들려면 자신의 의지력을 믿기보다는 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조건들을 만들어야한다고 익히 들어왔다. 그래서 6월 목표는 출퇴근 시간에 작은 책을 읽는 것으로 했다. 요즘 출퇴근하며 하루에 한시간은 지하철을 타는데 그 시간에 책을 아주 조금이라도! 꺼내 읽는 습관을 들이자고 생각했다. 가방에 넣고 가지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200쪽 내외인 작고 가벼운 책으로 한정했다.

 

6월에는 스마트 브레비티, 호모 심비우스를 읽었다. 스마트 브레비티는 스쳐가듯 봤던 어떤 유투브에서 추천해서 빌려본 책이고, 호모 심비우스는 도서관에서 얇아보이는 책들 위주로 탐색하다가 발견한 책이다.

 

Smart Brevity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바이블

출처: yes24


스마트 브레비티 Smart Brevity는 제목 그대로 "똑똑하고 간결하게" 쓰자는 얘기를 한다. 미국 뉴스 미디어 기업 Axios의 운영자들이 썼다. 왜 자신들이 스마트 브레비티라는 체계를 만들었으며, 스마트 브래비티를 통해 어떤 가치들이 실현되어야 하는지, 자세한 예시를 들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스마트 브래비티 21p

 

저자들은 스마트 브레비티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4가지를 강조한다. 핵심 4가지는 힘 있는 "도발", 강력한 첫 문장, "리드Lede", 맥락 "왜 중요한가", 더 알아볼 사람을 위한 "깊이 알아보기"이다.

 

이목을 끌 수 있는 여섯 단어 이내의 제목과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첫 문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독자들이 이 글을 왜 읽어야 하는지 필요를 언급하고,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링크를 따로 남겨둔다. 실제로 Axios에 들어가보니 첫화면에서 제목만 나열해서 이렇게나 많은 기사들이 있어요~라고 하지않고, 스마트 브레비티를 적용한 기사를 보여주고 있었다. 

 

기사를 클릭해서 보면 "왜 중요한가"처럼 "Driving the news", "How it works", "The big picture"와 같은 경구(axiom)들을 사용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구성해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기사들에서는 잘 본 적 없는 불렛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가독성을 높였다.

 

출처: axios


책을 읽으며 저자들이 정보가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에 독자들을 잡아두기 위해서 고민한 흔적들이 느껴졌다.계속해서 독자가 먼저이며 "짧게, 하지만 얕지 않게"(24p) 글을 쓸 것을 당부한다.

 

나도 글을 쓸 때마다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는 하지만 쉽지는 않다. 단어가 중의적이지는 않은지, 주어와 서술어가 잘 호응되는지, 너무 생략되어 있지는 않은지 등 생각해야할 점이 너무 많다.. 🥲 내 입장에서 쓰다 보니 상대의 입장, 수준을 생각하지 못하고 쓰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다.

 

책에서 알려주는 여러 팁과 요령들, 가장 중요한 요점을 압축시키자 / 문장은 직설적이고 서술문이어야 한다 / 모호한 단어는 피하라 등등을 명심하고 적용하는 연습이 필요할 듯 하다. 앞으로 살면서 글을 쓸 일은 많이 생길테니 항상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글을 작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글쓰기 만렙이 되는 그날까지..👊

 

 

호모 심비우스: 이기적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

 


어쩌다 읽게 되었나: 일부러 얇은 책만 찾던 중 발견한 책이다. 유투브로 즐겨보는 채널 중 하나인 최재천의 아마존 진행자이신 최재천 교수님의 저서이다. 이미 유투브를 통해 나에게 믿고 보는 지식인 중 한 분이 되셨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바로 대출했다. 

 

제목의 의미: 책의 제목인 호모 심비우스 Homo symbious공생인이라는 의미로, 공생을 뜻하는 'symbiosis'에서 착안하여 저자가 만든 단어이다. 이 단어는 '함께with'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syn'과 '삶living'이라는 뜻의 'biosis'라는 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책을 쓴 이유: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특정한 질병이나 형질을 지정하는 유전자를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발견이 어떤 유전자는 어떠한 특징을 갖고 있어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 다르다는 것을 이유로 차이와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생학과 나치 이데올로기가 발생한 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저자는 자연선택을 비롯한 다윈 이론이 차이와 경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다윈의 이론을 역사적, 이론적으로 재검토하며 호모 심비우스를 제안한다. 동식물이 경쟁, 포식, 기생, 그리고 공생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인간이 이를 통해 배워야할 점들을 강조한다.

 

느낀 점1: 흔히 못나고 해를 끼치는 것처럼 보이는 생명체는 제거해도 된다고 여겨진다. 그 생명체들도 사실은 생태계를 유지하는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들을 한자리씩 하고 있는데 말이다. 인간 입장에서 생긴 모양이 징그럽고 생태계에 도움되는 것 같지도 않아보이지만 그들 나름대로 여러 생태학적 관계를 맺으며 잘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일부 생명체에 대해 보기 역겹다고 끔찍하게 여기고 살생해버리는 인간 중심 자세를 갖고 살지는 않았나 반성도 하게 되었다.

 

포식압이 무시할 수준으로 떨어진 후에도, 환경의 수용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체군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연상태에서 포식동물들은 사슴 개체군으로 하여금 환경이 제공할 수 있는 먹이량이 허락하는 규모 이상으로 증가할 수 없도록 조절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례로 인하여 단순히 생산성에만 의존하여 자연생태계를 관리하려 했던 자연보호자들의 생각이 옳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생태학자들을 중심으로 사람들은 서서히 포식동물들도 자연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46p 포식: 크고 흉악한 동물도 필요한가?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스스로 움직여 다닐 수 없는 식물을 위해 곤충은 대신 꽃가루를 날라주고 그 대가로 식물로부터 꿀을 얻는다. 이 지구 생태계에서 수와 무게로 막강한 두 생물집단들이 서로 물고 뜯는 경쟁이 아니라 함께 손을 잡아 성공했다는 사실은 우리네 삶에도 엄청난 함의를 갖는다. 무차별적 경쟁보다 공생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생물들이 기껏해야 영합 zero-sum 게임 속에 파묻혀 있는데 비해 공생을 실천하는 생물들은 그 한계를 넘어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다.

90p 공생: 손을 잡아야 살아남는다

 

느낀 점2: 경제 위기, 국제적 갈등, 기후 위기 등 여러모로 편하게 살기에 각박한 세상이다. 인간이 만든 결과인만큼 인간이 책임지고 이제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에서 모두 함께 사는 방도를 찾아야"(111p)하지 않을까? 동식물들이 협력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인간도 공생하며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그에 상응하는 변화도 찾아오기를 바란다. 일단 나부터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공생의 태도를 실천해야지.

 

설령 과학이 개인들 간의 차이, 그리고 인종 간의 차이를 드러내고 그 차이에 기반한 경쟁이 당연한 귀결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에게 주어진 조건은 경쟁을 넘어 협력을 강요한다. 조건이 바뀌면 게임의 법칙도 바뀌는 법. 이제 미래에는 이기적인 인간이 설 곳이 없다. 아니 협력하는 인간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생존 조건이 다시 윤리를 규정하고 그 윤리가 인간의 생존 전략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공생하는 인간, 호모 심비우스는 크게 한 바퀴를 돌아 현명한 인간, 호모 사피엔스를 만난다.

111p 21세기의 새로운 인간상, 호모 심비우스

 

(호모 심비우스 후기는 스마트 브레비티에서 알려준 것과 같은 체계를 따라서 작성해보았습니다🤓)

 

 

참고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8430202

 

스마트 브레비티 - YES24

뉴스 미디어 기업 ‘악시오스’의 커뮤니케이션 철학“챗GPT 시대, 어떻게 쓰고 말할 것인가!”*최인아(전 제일기획 부사장, 현 최인아책방 대표) 추천!*아마존 비즈니스 글쓰기 분야 베스트셀러

www.yes24.com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6388361

 

호모 심비우스 (리커버판) - YES24

진화론은 흔히 약육강식, 경쟁, 차별의 논리로 여겨진다. 하지만 진화생물학자 최재천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다윈의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생태를 살펴보며, 경쟁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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