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일: 끝내주게 숨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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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 즈음이었나 길을 걷다가 눈에 띈 포스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알리는 포스트였는데요, 재밌을 것 같은데 가봐야겠다 생각만 하다가 오늘 드디어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세운상가에 방문해 관람하였습니다.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기간: 2021년 9월 16일 ~ 10월 31일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세운상가 일대
주제: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
지금 우리는 급속한 성장과 무분별한 도시 개발 시대를 지나, 느리지만 지속적인 성장의 시대 그리고 포용성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여전히 대량 공급되는 부동산 개발에 대한 욕구와 수요가 있지만 동시에 각자의 다른 삶을 반영하는 공간, 동네 건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과 가치 공존의 시대에 우리는 도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과 대면했다.

- 도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지금 도시에 필요한 철학과 접근 방법은 무엇인가?
- 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고려하고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우리 식의 관점과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서울비엔날레 안에서 서울과 세계 도시, 시민, 전문가와 행정 기관, 도시건축 분야 및 다른 여러 분야에 대하여 함께 논의하고 제안하면서 새로운 도시건축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와 공유를 시작하고자 한다.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소개 중


비엔날레 개최 장소는 시청역의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종로3가역의 세운전자상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DDP로 나눠져 있습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세운전자상가는 무료 관람으로, 미리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가시면 편하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한번에 세 곳을 방문하기에는 조금 버거울 것 같아 저는 오늘 전시관과 세운상가만 다녀왔어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는 게스트시티전과 서울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스트시티전은 세계의 여러 도시들이 어떤 계획과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으며, 예측불가능한 기후변화, 재난, 질병 등과 같은 위기 상황들과 인공지능, 자동화 등 미래기술의 도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전시로 엮고 있습니다.
서울전은 게스트시티전에서 교환한 도시들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통해 서울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하고, 서울의 현재 모습이 이어질 수 있도록 온실가스 감축전략, 스마트 모빌리티 체계 구축과 같은 방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회복력 있는 바르셀로나를 만들기 위해 묻고 있다는 질문들. 일단 저는 창문을 통해 볼 수 있는 나무가 없습니다..🥲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M. 케이시 렘의 NN도시였습니다. 이 작품은 현재 제안되거나 이미 시행된 스마트 도시 기술들을 영상으로 소개해주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풍속 데이터를 이용해 풍속이 느린 지역을 찾아내고, AI를 통해 공기정화계획을 세운다는 얘기인 듯
이 영역이 과연 식물이 자라기에 적당한가?를 판단하기 위해 이미지 분류 AI를 이용
서울의 간판과 그래픽 이미지를 AI가 학습하여 네온스러운(?) 색감을 생성한 것 같다


인공지능이 금융, 물류, 제조,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음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도시 계획을 위해서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흥미롭게 관람하였습니다.(영상 링크) 정말 미래 도시 구상안 같기도 했고요. 먼 미래에 인공지능과 밀접하게 결합된 도시가 사람들에게 제공할 기능들은 어쩌면 현재의 상상력을 뛰어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영상 전시 아래에 있었던 도시 미니어처
전시관을 다양한 시선에서 담아낸 영상을 보여주고 있음
정해진 라인을 따라 돌면서 로봇의 시선에서 전시관을 찍고 있음

전시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조금 미래지향적이면서 차가운 느낌
사격 표적판이 연상되는 타워. 실제로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음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관람을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세운상가로 이동했습니다.🚍 세운상가는 종로 쪽의 세운전자상가와 을지로 쪽의 세운청계상가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전시관 맞은편에서 101번(또는 150번) 버스를 타면 세운전자상가 앞 다시세운광장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해가 바로 위에 있어서 어둡게 나왔음.. 역광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 중🥲
앞에 생략된 말은 관람자가 직접 상상해보라는 의도인가? 잘 모르겠음



세운상가에서는 현장 프로젝트 <의심스러운 발자국>이 진행 중입니다. 개인이 바라보는 사적인 도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문학작가들이 개인적인 도시의 경험을 공유하고, 건축가들이 그 이야기를 구조물로 지어냈습니다.
세운상가의 야외 전시는 예약이 필요하지 않지만, 파빌리온(가건물)은 인원 제한을 위해 예약을 받고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미예약 잔여분에 한해 현장 관람이 가능하여 안해도 될 것 같기도 함ㅎㅎ 많이 방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

역사는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것이 결코 일방적인 방향은 아니다. 한편으로 개개인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며, 그러기에 역사는 개인의 기억의 총체라고 정의될 수 있는 것이다. 개개인이 경험하는 도시는 모두 다르기에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수만큼 존재할 수 있다. 도시 안에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캐내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다르게 감각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는 것. 이것은 또다른 도시의 확장이다.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현장 프로젝트 소개 중


한 개의 현장, 네 개의 시나리오 중 - 근대 건물
한 개의 현장, 네 개의 시나리오 중 - 종묘
공상의 방 : 세운상가와 대림상가를 잇는 다리에 쳐진 도시와 자연(청계천)의 경계 막
세운상가의 그물망 : 세운상가에서 흔하게 판매되는 CD관, 포장테이프,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제작
세운상가의 그물망 : 매듭 일만개로 제작했으며 하나의 피스마다 일곱번의 손과정을 거쳤다고.


야외 전시를 마친 후에는 예약했던 파빌리온에 들렀습니다. 예약 확인을 하고나면 주사위를 받을 수 있는데요, 주사위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전시 안내와 문학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파빌리온 내부에서는 오디오로 재생되고 있는 문학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전파망원경을 본뜬 듯한 구조물에서 오디오가 송출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외계(?)에 우리 도시의 문학작품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들려주는 인상을 받았어요.

L02, L03은 다시세운광장에 있고, L04, L06은 계단을 올라가야 볼 수 있음. L05는 다리와 지상을 이어주는 계단(노란 그물망)이며 L01,07,08은 지상에 있는 파빌리온이다. 수직 관계는 고려하지 않고 평면에 냅다 그려놓은 안내도..🙃 다리의 중간이 비어있다는 걸 안다면 문제 없지만 처음 가보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여기 있던 구조물 세개 모두 전파망원경을 닮아 있음.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안다면 알려주세요.. 너무 궁금하다



이상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세운상가에서 이뤄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관람 후기였습니다. 도시건축에 관련해서는 문외한이어서 조금 어려웠지만, 앞으로 계속 살고 싶은 서울에 대한 이야기이다보니 몰입하고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DDP도 함께 보면 좋았겠지만 후기들을 보니 규모가 꽤 커서 한번에 모든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 비엔날레가 종료되기 전에 시간을 내어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