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좋았던 문화를 한 가지를 꼽으라면, 스탠드업 미팅이다.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전에 스탠드업 미팅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 프젝.. 쉽지 않겠다는 짐작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경험해보니 스탠드업 미팅은 프로젝트의 큰 흐름을 따라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팀원들과 친밀도도 높이는 계기를 제공해주었다. 좋은 경험이어서 이와 관련한 기록을 남기고자 포스트를 작성한다.
스탠드업 미팅(Stand-up Meeting)이란
단어 그대로 일어서서 진행하는 미팅이다. 팀원들이 어떤 일을 했으며, 어떤 일을 할 계획이고, 어떤 문제점이나 요청사항이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를 갖는 시간이다. 한명의 발표자가 앞에 나서서 내용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 모든 팀원들이 각자의 진행상황을 공유한다. 일어서서 빠르고 간단하게 진행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일이 잘 진행되어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왜 스탠드업 미팅이 필요한가
처음에 "매주 2번씩 스탠드업 미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필요한 건지 의문이 들었었다. 한번도 그런 미팅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어색할 것 같기도 했다. 프로젝트 내용 공유를 그렇게 자주, 모든 사람과 해야하는 일인가?? 바쁜 와중에 굳이 다른 과제 내용까지 알아야할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몇 주간 스탠드업 미팅을 직접 경험해보니 필요성에 의심이 가지 않게 되었다. 스탠드업 미팅에선 프로젝트 진척 사항 공유에 앞서 아이스브레이킹을 진행한다. 이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에 팀원들의 현재 기분과 상태, 요즘 관심사, 지난 주말에 한 일 등을 알 수 있다. 마냥 딱딱하게 바로 일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 시간을 통해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팀원들과 친밀도를 높일 수 있고,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 수도 있다. 특히나 여러 회사가 모인 프로젝트여서 다들 처음 만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우리 팀원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선 필수 과정이었다. 비즈니스에서 친밀함이 그렇게 중요하겠냐만은, 친밀함을 쌓아 일 이야기든 다른 이야기든 자연스럽게 하는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프로젝트에 애정과 책임감도 생기고 같은 목표(=프로젝트 완수)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문제점이나 요청사항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데이터를 업로드했는데 이상한 값이 많아서 확인을 요청한다던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오류가 생겼는데 여러 시도를 해봐도 해결법을 못찾아서 같은 오류를 경험한 사람이 있는지 물어본다던지, 서비스를 기획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방식이 더 좋을지 의견을 구한다던지 등등..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던데,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다. 때로는 답이 없는 문제를 제시하는 바람에 일을 크게 만드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을 잘 활용하면 얻는 것이 훨씬 많을 것이다.
스탠드업 미팅 진행하기
스탠드업 미팅은 주 2회, 오전에 진행했다. 요일은 월요일과 목요일로 고정하였는데, 때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보통 9시 반이면 모든 프로젝트 인원이 출근을 한 상태여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미팅을 했다. 한번은 오전이 아니라 점심식사 이후인 오후에 진행해보기도 했는데, 어쩐지 정리하는 분위기가 나지않고 시간도 애매해서 아무래도 오전이 좋겠다고 모두가 의견을 모은 적이 있다.
당시에 프로젝트는 오픈된 넓은 사무실이 아니라 프로젝트룸에서 진행하였다.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원들만의 독립적인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여기서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이란, 상주하면서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포함한다. PM과 PL들, 실무자들이 해당되며, PM보다 상위인 관리자들은 포함하지 않는다. 다시 생각해보니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능했던 건 관리자 없이 나이차가 크게 나지 않는 직원들만 모인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스탠드업 미팅은 가장 먼저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시작한다. 각자 돌아가면서 자신의 현재 상태에 점수를 매기고, 왜 그 점수인지 이유를 얘기한다. 100점 만점이라고 했을 때, 지난 주말에 여행을 다녀온 덕분에 리프레시를 해서 좋았다는 이유로 90점을 줄 수도 있고. 아니면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60점을 줄 수도 있겠다. 일과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간단하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분위기를 푸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스브레이킹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역시 모든 팀원들이 각자 돌아가면서 지금까지 한 일, 현재 진행 중인 일 또는 앞으로 해야할 일, 문제점 또는 요청사항을 이야기한다. 그때까지 한 일이란, 직전 스탠드업 미팅 이후에 작업을 진행하여 이번 미팅 전까지 완료한 일을 말한다. 해야할 일은 다음 스탠드업 미팅 때까지 완료가능할 수 있는 일로, 구체적이고 작은 단위로 분해하여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각자 맡은 일을 수행하면서 겪고 있는 문제점이나 부탁하고 싶은 점, 다양한 의견이 필요한 고민사항 같은 것들을 나눈다. 주로 PM이 마지막으로 발표하면서 그 날 공유된 내용을 요약하고 마무리짓기까지 하였다.
팀원이 8명 정도 있었을 때, 아이스브레이킹과 진행 상황 공유까지 마치면 15~20분 정도 소요되었다. 서있으면서 진행하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가끔 할 말이 많아지면 쉽게 20분이 오버되기도 하는데, 너무 길어지면 가만히 서있기 힘드니까.. 최대 20분이 적당한 것 같다.
마치며
지금까지 스탠드업 미팅이 무엇인지, 왜 필요하며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진행 방식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뿐이며, 팀 구성원과 인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짚고 간다. 정기적이면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효과적으로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공유하는 방법을 고민한다면, 스탠드업 미팅을 적극 추천한다. 처음 시도할 때는 굉장히 어색할 수 있지만, 직접 해보면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스스로 알게될 것이다.
참고
https://www.samsungsds.com/kr/story/1261282_46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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