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일: 갈고 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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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최근 제안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제안서를 작성하며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는 경험은 여러 차례 들어보았는데, 드디어 저한테도 순서가 온 것이지요..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생전 처음 제안서를 마주하며 특히 크게 와닿은 세 가지는 새롭게 주어진 일을 받아들일 자세, 남을 설득하는 자세, 큰 그림을 그리는 자세였습니다. 본 포스트는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제가 느꼈던 점들을 공유하고자 작성하였습니다. 개인적인 회고를 위해 작성한 글이며, 제안서 작성 방법론은 없습니다. 스리슬쩍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출처: Unsplash

 

새로운 일을 받아들일 결심: (이걸요? 제가요? 왜요?) 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제안서를 접하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제안서 전체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내용만 작성하면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이렇게 했을 때 특장점이 무엇이 있는지, 데이터는 어떻게 조작할 것인지 등을요. 보통 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착수 보고, 종료 보고를 위해 그런 내용들을 작성해본 적은 있지만, 제안서의 경우 수행하지도 않은 프로젝트를 상상하며 작성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안서를 포함한 새로운 일을 마주할 때 내가 모르는 일을 받아서 해내야 한다는 점은 아주 부담스럽죠. 특히나 직장에서는요. 저는 생성형 AI가 무엇인지, 제안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 지는 둘째치고 마음가짐부터 바로 잡았습니다. 마인드를 세팅하기 위해 작년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을 통해 받았던 온라인멘토링 답변을 다시 읽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처음으로 자연어처리 프로젝트를 솔루션과 함께 6개월이나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친구가 추천해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온라인멘토링에 문의를 남겼어요. 정말 너무 감사하게도 두 분의 멘토께서 장문으로 경험담을 담아 자세하게 답변을 남겨주셨습니다. 

 

"나이와 경력이 쌓일수록 근무하는 직무의 영역도 조금씩 변화하고 넓혀지고 깊어진다고 보여집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일 겁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오히려 뒤쳐지거나 정체되는 것일 겁니다."

 

"역량이 100이라고 한다면, 늘 그것보다는 조금 많은 105~115%의 정도의 업무나 스트레스가 주어져야 그만큼씩의 성장이 생기는 것일 겁니다."

 

"막막함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이 특별히 있지는 않습니다.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당한 스트레스도 받으면서, 멘티님이 사원 1년차일 때 선배들이 해 준 도움을 후배에게 되돌려준다고 생각하시면서 나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받은 답변은 기대보다 정성스럽고 다정했습니다. 앞으로도 일에서든 일 외에서든 새로운 상황을 마주할 수 밖에 없을 때마다 저는 위 내용들을 떠올리며 버틸 것 같아요. (포스트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혹시나 저처럼 업무에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거나 커리어 조언을 얻고 싶으신 여성과학인이 계신다면 W브릿지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세미나, 채용정보, 경력컨설팅과 같은 프로그램들도 제공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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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결심: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가

 

제안서는 우리가 프로젝트를 위해 이런 것들을 할 것이며 잘 해낼 자신이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멋진 기술과 구체적인 수행 계획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실제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여러 컨텐츠 서비스에서 개인화된 맞춤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유사한 맥락입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빨리 보여줘야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니까요.

 

보통 제안요청서에 요구사항들이 잘 적혀 있긴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바를 보다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고객이 있는 지역에 방문하여 인터뷰를 수행했는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터뷰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결과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습니다. 전화로 할 수도 있었지만.. 시간을 들여 이동하고, 얼굴을 보며 얘기하는 과정들도 그만큼 우리가 정성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여서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들이 원하는 것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계속 들으면서 최근 읽었던 책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도서관을 구경하다가 제목에 끌려 빌렸던 <뇌는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라는 책인데요.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무엇을 듣는가다."를 모토로 20년 넘게 홍보와 전략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한 저자는 설득을 위해서는 상대를 이해하고 사안을 오로지 상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합니다.

 

59p
스토리가 없는 설득은 당신이 현재와 다른 어떤 모습이 되리라는 점을 상대에게 납득시키지 못한다. 설득은 믿음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스토리를 찾는 일이다. 

 

81p
진정성을 갖고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가리는 일은 멋지고 그럴듯한 것을 찾아내는 일이 아니다. 당신이 설득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책에서는 설득을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단계에 따라 연습 노트를 제공하고 있어서, 어떤 종류의 제안이든 직접 작성하며 따라할 수 있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던 책인데 다시 돌아보니 굉장히 많은 교훈을 담고 있었던 것 같아 시간을 내어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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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 - 예스24

“묻고 따지지도 않고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들,그들의 마음은 무엇에 움직였을까?”사람들의 뇌는 사실보다 본능적 욕망에 반응한다!MS, 스타벅스, 비자… 세계적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

www.yes24.com

 

 

멀리 볼 결심: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가

 

제안서 내에서는 특히 중요하게 작성해야 하는 지점이 주요 기술, 상세 기술, 실현 가능성이었습니다. 주요 기술을 작성하기 위해서 기술에서 특히 강조해야 하는 사안을 3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주요 기술을 3가지 사안으로 분리하고 조합을 해보니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전체 흐름을 구성할 수 있더라고요. 각 사안마다 상세하게 실험하고 적용해야 하는 포인트들을 정리하니 상세 기술 페이지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실현 가능성은 상세 기술에 대한 경험을 작성하여 마무리했습니다. 가장 먼저 큰 그림을 구성할 주요 지점들을 구성하고 나니, 상세 내용과 가능성까지 자연스럽게 작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안서 작성은 더 넓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세스를 점검하며 지속 가능한 일인지를 계속 돌아보는 힘을 길러주었습니다. 경력이 쌓이면서 실무를 넘어 관리까지 수행하는 과정은 어느 일이든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업무를 이해하는 관점이 넓어지고 깊어져서 높은 곳에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거죠. 크게 넓게 봐야 멀리 바라보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겠죠. 일부를 구성하는 기술이나 지엽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어렵겠지만) 전반적인 관리를 위한 프로세스, 방법론 등에 대해서도 익히며 체계를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치며

 

이 외에도 타 업체와 함께 작업함으로써 느낀 점,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들이 더 있습니다만, 강조하고 기억하고 싶은 세 가지만 우선 작성합니다. 위 세 가지 사항에서 배운 자세는 앞으로 제안서 작성 뿐만 아니라 저의 커리어 전반과 일상 생활에서 좋은 영향력을 줄 것 같습니다. 제안서를 위해서도 물론 중요한 내용들이지만, 어디서든 통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포스터를 통해 유사한 고민이 하고 있던 분들이 계신다면 작게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참고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654898

 

“이걸요? 제가요? 왜요? 또요?”…MZ 팀원 ‘4요’에 대처하려면? [북앤북] - 이코노믹리뷰

백종화 지음, 중앙북스 펴냄.매년 기업의 성과 목표는 상향 조정된다. 각 팀장은 자기 조직을 이끌고 성과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팀이 목표를 달성하고 더 성장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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