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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2023 여성마라톤 5km 완주 후기

stranger95 2023. 5. 8. 15:54

개인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왠지 지루한 느낌이고 오랜 시간 지속해야 보상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헬스를 하러가도 마무리 유산소 운동을 집에 가는 걷기로 대신할 때가 많았다.
 
작년 말에 풋살을 시작하고나서부터 체력이 많이 늘었다. 풋살 수업이기 때문에 볼 컨트롤을 많이 배우지만 볼을 쫓아가느라 뛰는 시간도 많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체력이 붙었고 '뛴다'는 것에 부담이 줄어들었다. 
 
 

마라톤 신청 / 준비하기


3월 중순 쯤이었나, 자격증 시험을 치러가던 중에 마라톤 행렬을 발견했다. 알아보니 2023 서울마라톤이었고, 아침 일찍부터 다같이 뛰는 모습이 멋있고 대단해보였다. 나역시 뛰는 것에 부담도 줄었겠다, 늘은 체력을 증명하기 위해 마라톤에 도전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을 마친 후에 당시에 접수를 받고 있는 마라톤을 서치해보니 5월 6일에 개최되는 여성마라톤이 있었다. 3km 걷기, 5km/10km 가 선택지로 있었고 5km를 신청했다. 첫 마라톤에 10km는 무리일 것 같아서 5km로 신청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마라톤을 사실 별다르게 열심히 준비하지는 못했다. 헬스장 트레드밀에서 2km 내내 뛰기, 가끔 밖에 나가서 런데이하기 정도였다. 야외에서 뛰는 것이 훨씬 힘들기 때문에 트레드밀에서 연습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던데, 밖에서는 뛸만한 곳이 마땅히 없어서 그냥 헬스장에 가는 날에 실내 러닝을 했다. 밖에서 뛰게 될 때는 어플 런데이의 30분 달리기 도전 프로그램을 활용했고, 사람이 많지 않은 이른 아침에 주로 달렸다.
 
 

런데이의 런닝 프로그램

 
 
 

사전 기념품 받기

 
행사 4일 전에 사전 기념품을 택배로 받았다. 유명 에슬레저 브랜드인 안XX에서 레깅스를 준다길래 그것과 티셔츠만 미리 주는 줄 알았는데, 배번호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까지 함께 왔다. 마라톤은 처음이라 ㅎ 배번호 포함 소소한 기념품들은 현장에서 주는 줄 알았음.. 

 

사전 기념품
사전 기념품과 완주 기념품

 

사실 다른 기념품들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고.. 레깅스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웬걸.. 이 칙칙한 색감.. 이름은 로즈바이올렛으로 너무 예쁘지만 이런 색깔 누가 입냐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실 색깔보다 놀라웠던 건 제조일자였다. 2020.09였다. 자연스럽게 재고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더 놀라운 건 지금도 판매하는 모델이라는 점..
 
그렇다면 내가 받은 건 생산한 지 일정 기간이 지나서 소비자에게 직접 팔긴 머쓱하니까 창고에 쌓아두었던 것이고, 추가 기념품이라는 포장을 씌워 처리해버린건가..? 의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안XX 제품을 직접 사본 적은 없지만 앞으로도 내 돈 주고 살 일은 없을 것 같다 ㅎㅎ

 

 

생애 첫 마라톤이 우중 마라톤이라니🤣

 
목요일쯤까지는 예보하는 곳에 따라 토요일 예측이 달랐다. 어디는 오전 7시까지만 온다고 했고 다른 어디는 오후까지 온다고 했다. 이른 오전까지만 비오고 그치겠지 하며 정신승리하고 있었는데 웬걸.. 시간이 다가올수록 모든 곳에서 비가 오후까지 온다고 발표를 하고 있었다. 🤣🤣

 

우중충한 날씨...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

 

집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곧 그칠 수도 있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지만, 행사지에 도착해서도 그치지 않는 비를 보며 체념했다. 첫 마라톤을 비를 맞으며 하다니.. 흔치 않은 경험을 할 기회다. 오히려 좋아..:) 마음은 다잡았으니 미리 사둔 우비를 챙겨입은 후 가볍게 몸을 풀며 뛸 준비를 했다.
 
9시 정각에 10km 먼저 출발했고, 10분 뒤 5km 신청자들이 출발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비가 많이 와서 참여하는 사람이 적을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처럼 우비 입은 사람, 우산 쓰고 뛰려는 사람, 우비도 우산도 없이 뛰려는 사람, 가족과 함께 걸으려고 온 사람 등등.. 9시 10분에 출발 신호가 울렸고 이에 맞춰서 워치로 실외달리기 기록을 시작했다.
 

출처: 2023 여성마라톤

 

5km 코스는 광장에서 출발해 상암동의 대로를 따라 왕복하는 코스였다. 상암으로 파견을 갔던 때에 버스를 타고 오가던 길이라 익숙한 길이었다. 평지여서 너무 다행이었다. 비오는 와중에 평지도 아니었다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5km 신청자들은 9시 10분에 출발했는데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0km 신청자들이 맞은편에서 뛰고 있는 것을 보았다. 10분만에 4km 정도를 뛴 건데, 너무 대단하다 싶었다. 10km를 올해 안에 달리는 목표는 갖고 있지만, 나는 그만큼 빨리 뛰지는 못할 것 같은데 ㅎ.. 기록도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그만큼 체력도 되는 분들인 것 같다.👍

뛰는 동안 길가에 현재 몇 km 지점인지 알려주는 팻말이 있었다. 1km, 2km 까지는 이전에 달리기 연습 덕분인지 크게 힘들지 않았다. 딱 절반을 돌고 반환점 이후부터 힘들었다. 그 거리부터는 연습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지만 비 맞느라 지침 + 빨리 끝내고 쉬고 싶은 마음 때문에 걷지는 않았다. 적어도 5km 내내 걷지는 않고 살짝은 뛴 덕분에 목표인 40분 이내로 잘 들어올 수 있었다. 
 

 

완주를 하고 워치로 기록을 확인하니 36분이었다. 20분까지는 연습을 해봤으니 심박수가 나름 안정적이었으나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딱 연습한만큼만 정직하게 균형있는 심박수를 보여줬다. 만약 저상태에서 더 뛰었으면 큰일났을 수도..😅 아무튼 시간도 목표했던 40분 이내로 완주했고, 페이스도 균일하게 나타나 결과에 만족했다 ㅎㅎ 

 

완주 기념품들

 
완주 후에는 파워에이드 프로틴 음료, 메달을 비롯한 여러가지 기념품을 받았다. 너무 목말라서 음료는 받자마자 전부 드링킹..ㅎㅎ 사진에는 없지만 바나나도 하나 있었다🍌 (그리고 곰표 저거는.. 노맛 ㅎㅎㅎ 잼 발라서 통밀 냄새를 없애야 먹을 수 있을 듯)
 

메달 앞, 뒤
5km 공식 기록!

 
배번호에 부착된 인식칩으로 공식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여, 온라인으로 확인해보았다. 34분 40초였다. 출발/종료 지점을 잘 밟아야 인식칩에 기록될 수 있다고 하여 신경써서 밟았고 다행히 누락없이 측정되어 기분이 좋았다. ㅎㅎ 내 기록 뿐만 아니라 순위도 확인할 수 있어서 신기했다. 
 
자신을 돌보는 방법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현재까지 개인적으로는 운동이 가장 효과가 좋은 것 같다. 꾸준하게 체력 관리를 하며 공식적으로 검증도 받으면 스스로를 잘 돌보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에 받았던 공식체력측정과 더불어, 체력이 유지되고/나아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지표로 마라톤도 좋은 수단으로 보여진다. 스스로 만족하는 것 이상으로 외부의 확인을 받고 싶다면 마라톤을 적극 추천한다.🏃‍♀️